모든 학생에게 종이 교과서 대신 태블릿 PC를 무상으로 제공하자

정사열의 영어 테크 라이프

모든 학생에게 종이 교과서 대신 태블릿 PC를 무상으로 제공하자

정사열 4 117 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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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교과서를 디지털교과서로 대체하자는 이야기가 나온지 한참 되었는데 아직 큰 변화가 없다. 학생들이 무상으로 받아 사용하고 연말에 버리고 간 교과서 폐기물이 산더미인데 벌써 2021 새학년도 교과서가 학교로 속속 도착하고 그걸 누가 배부해야 할지 또 논란이 한창이다. 작년에는 코로나19로 교실에서 교과서를 별로 사용해보지도 못했고, 종이교과서와 별도로 태블릿 PC가 일부 학생들에게 보급되기도 했다.

 

사실 종이 교과서의 효용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교사로서 최근 몇 년간 종이교과서를 휴대하거나 펼쳐본 적이 별로 없다. 수업용 노트북에 교과서 시디를 통째로 담아 놓으니 디지털교과서는 물론 지도서, 각종 오디오, 비디오, PPT, 그림, 학습지 등이 빼곡하고, 게다가 검색까지 잘 되어 참조하기 정말 좋다. 작년 원격수업에서는 많은 교사들이 교과서 내용을 동영상이나 온라인 프레젠테이션 자료로 만들어 올리고 각종 활동과 평가를 온라인에 구현하여 진행했기 때문에 학생들도 종이 교과서를 펼칠 일이 그리 많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지부진하던 종이 교과서 탈피가 급작스럽게 진전되는 형국이다.

 

사실 종이 교과서 대신 태블릿 PC를 제공하면 여러가지 장점이 많다.

우선 교과서 구입 비용과 학교 인터넷 인프라 구축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교과서 단가는 1만원 내외에서 비싼 것은 수만원 하는 것도 있는데, 중학교 3년만 해도 수십권의 교과서가 필요하므로 웬만한 태블릿 PC 값을 상회하고도 남는다. 태블릿 PC는 값비싼 고성능일 필요 없이 인터넷과 멀티미디어, 필기 입력 등이 되는 정도면 되고, 교육청에서 공동구매를 하면 2/3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학생에게 태블릿 PC를 무상으로 공급한다면, 학교에 별도의 컴퓨터실이나 학생 활동용 단말기 별도 구입이 불필요하여 그만큼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매년 반복되는 자원 낭비를 막을 수 있다. 엄청난 양의 종이 교과서는 물론, 학생들에게 나눠주는 학습지나 백지 등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학생들 입장에서도 무거운 교과서와 공책, 다양한 필기도구를 휴대하지 않고 태블릿 PC만 있으면 거의 모든 것이 가능해지므로 쾌적한 등하교 및 학교생활을 할 수 있다. 

 

태블릿 PC는 단순히 종이 교과서만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수업 중 다양한 디지털 활동 도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음성을 녹음하고, 그림을 그리고, 영상을 제작하고, 다양한 상호작용과 시공간을 넘는 협업을 하며 수업에 참여하고 학습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수업 중 필요한 내용을 쉽게 검색하여 참조하고, 방대한 자료를 내것처럼 활용할 수 있으며, 스스로의 학습을 관리하고 점검하는 수단으로까지 활용 가능하다. 세상에서 가장 큰 온라인 박물관의 내용을 재빨리 찾아 참고할 수 있으며, 읽고 싶은 책을 무한정 찾아 폭넓은 독서를 할 수 있다. 학교 도서관에서 추천한 멀티미디어로 구성된 우수 디지털 도서를 보고 듣고 상호작용하며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현실적인 문제점이 없지 않을 것이고, 현재 진척이 미진한 것도 그런 문제들을 쉽게 극복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우선 초중고 최저학년 시작 시 한꺼번에 지출되는 단말기 비용이 문제가 될 수도 있는데, 정부 차원에서 보면 어차피 모든 학년에 동시에 지출될 교과서 비용이 총비용 대비 훨씬 낮은 한 학년 단말기 비용으로 지출되는 것이기 때문에(중학교의 경우 1학년 시작할 때 단말기를 한 번만 무상 제공) 오히려 문제가 아니라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 

그보다는 종이 교과서가 없어지면 이제 디지털교과서 비용을 지출해야한다는 점이다. 현재는 종이 교과서 개발자들에게 디지털 교과서를 만들어 강제로 제출하게 하고 정부에서 정당한 사용료를 내지 않고 학생들에게 무상 공급했는데, 종이 교과서를 제작하지 않는다면 이런 일이 불가능해지므로, 각 교과서 개발자는 처음부터 디지털교과서로 개발하고 이에 대한 학생별 사용료를 정부에서 부담해야 할 것이다.(현재와 같은 검인정 제도일 경우이고 국정일 경우에는 정부에서 개발하여 모든 학생에게 무상 제공하면 된다.) 학생 개인별 비용 총량으로 볼 때 태블릿 PC와 함께 디지털교과서 비용이 추가되는 것인데, 기존의 종이 교과서만 무상 제공할 경우와 총비용은 비슷한 정도로 보여 재정 문제가 그리 클 것 같지는 않다. 

 

가장 큰 우려는, 아마 유지보수와 학생 건강 문제가 아닐까 한다. 현재 일부 학생에게 대여하는 단말기 관리도 쉽지 않은데 전교생에게 제공하는 단말기 유지보수는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관리와 보관의 책임을 개별화하여 학생에게 전적으로 맡기는 것이다. 최초 지급 후 무상 보증 수리 기간의 연장 계약, 학교 밖 별도 AS 업체 지정, 고장 수리 시 비용은 본인 부담, 분실 시 본인 부담으로 재구입 등을 사전에 서약하는(?) 것이다. 휴대폰과 같이 개인에게 무상 공급되는 태블릿 PC도 분실이나 도난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 본인 외에는 사용할 수 없도록 보안 장치 등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그밖에 눈 건강 악화, 전자파 노출, 중독과 의존 등의 문제는 외적 강제를 하기보다는 정기적 자기 점검, 중독 예방 교육, 사용 관리 앱 설치 권장, 실물 조작 및 육체 활동 강화 등의 교육과정과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바른 습관을 형성하고 스스로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교사들의 관찰과 상담을 강화하는 등으로 극복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상황은 종이 교과서 체제에서 개인 단말기 체제로 교육의 큰 틀이 바뀌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 이런 시스템이 정착하면 교과서 인쇄, 배부, 원격수업 단말기 보급 및 관리 등 불필요한 많은 업무들이 사라지고, 방역지침을 준수하는 교실수업, 다양한 혼합수업, 나아가 교육의 디지털 혁명이 현실화할 수 있을 것이다.  

4 Comments
kopro 01.08 15:55  
그러고 보니 테블릿 활요을 하면 여러가지 잇점이 있겠네요
여러가지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겠지만 그 장점을 고려해보면 상당히 좋은 의견 같습니다!
정사열 01.08 16:04  
단말기가 없거나, 있어도 사양이 낮거나, 작은 휴대폰에 의존하여 원격수업을 듣는 아이들이 많고요, 교실수업에서도 디지털 자료나 웹 상의 자료나 도구를 활용하려는데 휴대폰조차 없는 아이들이 있어요. 애초에 불공정한 상태로 학교 생활을 하고 있는 아이들인데요, 교사가 단말기를 마련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그래서 아예 인터넷 활용 수업 등을 포기해버리고 마는데, 만약 단말기를 무상으로 공급하면 이런 문제도 일거에 해소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정사열 01.09 12:30  
올해 당장, 또는 내년 교과서 제작 및 배포 전에 진행되면 좋겠지만, 이미 2015교육과정과 일정한 계약에 따라 교과서 제작이 완료되어 사용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기존 계약 관계나 이미 생산된 종이 교과서 처리 등 현실적인 문제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결국 다음 교육과정 개정으로 새 교과서가 만들어질 때에나 시도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기에 너무 늦기도 하고, 더욱이 교육과정 개정에 이 내용이 포함될지도 알 수 없네요...
kopro 01.09 13:25  
그렇군요. 하지만 이번 팬더믹으로 테블릿 등의 스마트 기기의 보급이 일정 부분 이루어졌고 또 이를 이용한 다양한 수업 방식, 도구, 활동 등이 많이 계발 됐고, 또 이런 팬더믹 상황이 더 지속될 수도 (또는 더 악화될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정사열 샘께서 제안하신 부분들이 더욱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져서 위의 말씀하신 여러 문제들을 대대적으로 과감하게 처리하여 진행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을거 같습니다. 다만, 관계자들, 책임자들이 이런 부분을 얼마나 체감하고 반영할지 말지를 생각하고 심도있게 검토를 할지는 의문이네요. 어쩌면 전혀 관심도 없고 팬더믹이 끝나면 원래 하던대로  그냥 할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덜 신경을 쓰는 부분이 교육, 학교, 학생, 교사 같아요(이 문장에서조차도 저는 교사를 제일 뒤에 뒀습니다...) 암튼, 이런 의견을 책임있는 관계자에게 전달하고 의견을 나누고 반영할 수 있는 채널, 통로가 있을 텐데, 그곳을 통해서 더 많은 선생님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