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11월 28일 교육부 발표)에 대해

정사열의 영어 테크 라이프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11월 28일 교육부 발표)에 대해

정사열 0 98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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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에서 지난 11월 28일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지요. 

여러가지 논란이 있지만 그중에서 학종을 대폭 줄이고 수능의 비중을 40% 정도로 늘리자고 한 것이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수능 위주 문제풀이식 수업이 만연한 상태에서 다양한 학생활동을 위축시키며 학교 교육을 파행으로 몰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간 입시에 대한 대안적 목소리를 내던 많은 교육시민단체들이 상당히 실망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국민의 지지를 기반으로 민주적 제도 개혁을 추진하려는 정부 입장에서는, 압도적인 여론과는 사뭇 다른 교육시민단체의 개혁적 방안들을 밀어부칠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수능을 자격고사화하고 대학 평준화, 학과별 선발을 통해 학생을 배정하는 대입 정책 방향이 저의 생각이지만, 동시에 지금은 교육개혁을 돌파할 때가 아니라 일보 후퇴하여 민주적 제도의 정착에 힘쓸 시기라는 정무적 판단이 옳은 것 같기도 합니다. 다만 민주적 제도의 정착과 무관하게 선진적 교육 개혁을 향한 대중적 합의를 모으는 노력은 중단 없이 계속되어야겠지요.

 

이 외에는 전체적으로 보아 제대로만 된다면 공정성이 크게 강화될 수 있어 매우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교과외 활동들을 입시에 넣음으로 해서 봉사, 자치, 독서 등 중요한 자주적 학생 활동들의 본질적 가치가 크게 훼손되었고, 사실이 아니거나 과정된 뻥튀기 기록이 대부분이어서 모든 학생, 학부모, 교사들을 잠재적(최근 사태를 보면 범법자임) 범죄자로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철저하게 학교 수업 중심으로 대입을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는 위와 같은 이유 외에도 다음과 같이 여러가지입니다.

 

- 학생들의 학교 생활에서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 교과 수업 중심 평가

- 단 한 번의 평가가 아닌 3년간의 수많은 지필, 수행 등의 다양한 평가를 누적하므로 보다 객관적이고 공정하며 실제적

- 수능보다 다양한 학생의 능력을 누적 평가 가능

- 학생의 수업에 대한 책임감, 참여도, 협동, 지도력 등 주요 역량과 가치들을 평가 가능

- 교과 시간에 융합수업, 통합교과수업, 프로젝트 수업, 독서 및 창작, 만들기와 의사소통 활동 등을 통해 학생의 다양한 역량을 평가

- 학교 교과 수업 정상화 등

 

이런 관점에서, 자동봉진의 축소 및 요소 폐기, 모든 학생의 교과세특 기록, 교과중심의 학생부 전형, 지역균형, 사회통합 전형의 확대 등 이번 조치들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3년간 40여명의 교사가 500자씩 기록하는 총 2만자 이상의 교과 세특은 3년간 각각 1500자 내외의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진로나 담임의 종합의견 등을 압도하며 학생의 평가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교과세특을 모든 학생에 대해 기록하도록 한다는 것에 대해서 교사들의 업무가 가중된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학 학급당 특기사항이 있는 학생 몇 명에게만 교과 세특을 쓸 수 있도록 했던 것에 비해 한 교사가 수백명의 교과세특을 매 학기 기록해야 한다면 분명히 큰 부담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어떤 학생들은 써 주고 어떤 학생들은 교과 시간에 놀지 않았는데 안 써주는 것이야말로 엄청난 차별입니다. 이것은 또한 학생의 수업 참여와 수업 목표 도달에 대해 무신경했던 우리 학교 수업의 현실을 역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기도 하지요. 

 

다변화한 수업을 진행하며 학생의 선택을 통한 참여를 촉진하고 수업 중에 다양성이 보장된 과정 중심의 평가를 한 후 그 결과를 누적 기록하는 방식으로 한다면 그리 힘든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수업 중에 많은 학생이 잠을 자며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우리의 학교 수업 현실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과목 선택형 교육과정은 물론 이보다 더 중요한 수업 중 환경, 모둠편성, 내용, 과정, 결과물, 평가의 다변화(Differentiation)가 적극 도입되어 학생들이 스스로의 강점과 특성에 따라 각 수업의 단계마다 활동과 과업을 선택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교사와 수업에 대한 책임을 나누는 다변화수업이 실천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렇게 하면 교과세특에도 학생마다 다른 특징있는 내용으로 서술하는 것이 가능해지며, 3년간 6회의 지필평가와 함께 대입 전형자료로 매우 객관적이고 공정하며 풍부한 자료가 생산될 수 있겠지요. 

이미 교육선진국들에서는 이런 다변화 수업이 일반적인 흐름입니다. 이번 기회가, 일제고사형 입시에 매몰되어 학교 교과수업마저 수능 대비 강의식 수업으로 천편일률화된 우리 교육 현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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