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카페의 무료 드림

이동현의 블로그

맘카페의 무료 드림

강승연 3 608 3 0
산모교실을 다니다가 많은 예비 엄마들이 지역 맘카페에 가입해서 정보도 얻고, 
육아용품을 저렴히 구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특히 기억에 남은건 '무료드림' 게시판에 필요한 물건을 키워드 알림으로 걸어두고, 올라오면 바로 연락해서 가져간다는 이야기.
처음에는 그냥 웃었다. '필요한게 있으면 사면 되지. 뭐 그렇게까지...' 하면서. ^^
 
근데 내가 필요한 물건들이 드림 게시판에 몇 차례 올라오고 사람들이 무료로 받아가는 모습을 보다 보니
망설임이 용기(?)로 바뀌며 나도 처음으로 댓글을 남겨 수유쿠션(모유수유 시에 아기를 받쳐주는 큰 쿠션)을 얻어오게 되었다.
첫 참여의 소감은 너무 고마우면서도 '저 분은 이런 귀찮은 일을 왜 하실까?'였다. 
개인정보 노출 위험도 꽤 컸다. 보통은 자기 집 근처로 물건을 받으러 오기 때문에 사는 곳과 연락처를 알려줘야 하므로.
 
하지만 그럼에도 2-3만원 주고 구입했어야 할 수유쿠션을 공짜로 받아와서 
상상 속의 아기를 눕히며 수유자세를 연습하자니 참 즐거운 거 ^^
그리곤 든 생각이 '나도 누구 나눠줄것이 있으면 좋겠다' 였다. 역시 따뜻함과 인정은 선순환한다. 
 
집을 둘러보니 
1) 입덧할 때 마신다고 샀던 생강차 한 박스가 거의 새 것인채로 남아있는 것 발견!
2) 예전에 소라게 키울 때 썼던 코코피트(달팽이 등 키울 때 모래 대신 깔아주는 바닥재)도 한 팩 발견!
이런걸 누가 가져갈까 싶었지만 그래도 드림 게시판에 올려봤다. 
신기하게도 한 시간 안에 둘 다 댓글이 달렸다. 
 
생강차는 마침 우리집 옆동에 사는 분이 즐겁게 받아갔고,
코코피트는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갑자기 달팽이를 받아와서 당황했다는 분이 귀여운 아들과 같이 찾아오셔서 받아갔다. ^^  
그러곤 고맙다며 단감 몇 개를 챙겨주셔서 나는 며칠 간 올해 첫 감을 맛있게 먹고 있다 ㅎㅎ
 
약속잡아 일부러 만나는게 귀찮고, 약간의 개인정보 노출이 좀 꺼림직하기도 했지만
내가 안 쓰는 물건이 주인을 찾아가 다시 유용히 쓰이게 되니 보람있고
또 필요한 물건을 얻게되어 좋아하는 사람들 모습 보는 것도 행복했다. ^^ 아직 공동체가 살아있음을 느끼기도 하고.  
 
아마도 이 맛에 그 모든 수고로움을 감수하고도 낯선이에게 '무료 드림'을 하나보다. ^^
 

3 Comments
정사열 10.24 15:59  
학교 메신저로 공지 띠워 유모차 얻어 왔던 기억이 새록새록~^^
강승연 10.25 18:20  
앗 이렇게 알뜰한 모습이 ^^ 학교 메신저로 유모차 구할 생각을 어떻게 하셨대요~ㅎㅎ 대단!
용현정 11.05 00:00  
이렇게 좋은 글 나눔도 무료드림이네요 ^^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