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온라인수업에 어떤 보완이 합리적일까?

정사열의 영어 테크 라이프

2학기 온라인수업에 어떤 보완이 합리적일까?

정사열 5 564 2 0

코로나19 상황이 이토록 요동치는데 교사의 방역 업무와 온,오프라인 수업 및  학생관리 부담은 갈수록 늘어만 간다.

공교육의 영역에 봉사활동, 방과후활동, 방과후수업(보충수업), 안전, 돌봄 등의 국가 행정 업무가 하나씩 추가되더니 이제는 방역과 온라인수업 학생관리까지 교사가 책임지라고 한다. 담임제도가 그렇듯 교육선진국에서 보기 힘든 우리나라 교육의 특징인데, 교육의 본질과 멀어지고 학생을 완성된 인격체로 성장시키지 못하는 입시 위주 교육 시스템의 고착이 코로나19 상황에서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가정에서 한두 명 자녀도 통제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온국민 멘붕상태인 코로나19 위기상황의 온라인수업에서 학생의 학습관리를 요구할 수 있는지 답답하다.

 

2학기 온라인수업 방식의 변경 과정에서 전국의 많은 학교들이 진통을 겪고 있다.

1학기 초 맨땅에 박치기하며 지난한 논의 과정을 거쳐 각 학교별로 결정한 온라인수업 방식으로 세계 유래없는 전면 온라인수업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내고서 불과 한 학기도 안되어 손바닥 뒤집 듯 바꿔버리는 학교들이 있다. 교사들이 겨우 적응한 플랫폼을 바꾸거나, 실시간 쌍방향의 대면수업, 또는 학교의 학급별 시간표에 맞춘 온라인수업 운영으로 바꾸는 등이다. 그런데 1학기와 같은 지난한 결정과정 없이 교사 개개인의 의견을 무시하고 교장의 일방적 결정으로 바꾸거나 형식적인 절차만 거치고 실제로는 통일주최국민회의 방식으로 바꿔버리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온라인수업 방식을 갑자기 바꾸면 교사는 그것을 새로 적응하며 수업 준비 부담이 부쩍 늘게된다. 학생들도 모든 것을 다시 적응하며 또다른 시행착오의 시기를 지나야 한다. 언제 어떻게 방역 상황이 바뀔지 모르고 언제 또 전면 등교로 되어 온라인수업 자체가 없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교사가 언제까지 이런 갑작스런 변경의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까?

 

더욱 가관인 것은, 그러한 변화들이 그동안 우리 교육이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들과 철저하게 상반된다는 점이다.

입시 위주의 주입식 방식에 기반한 정선된 지식의 전달보다는 학생의 특성과 수준에 따른 다양한 활동과 과업, 이를 통한 자기주도학습 능력과 문제해결능력 등 미래역량의 함양, 학습의 흥미와 동기를 높이고 자신에게 적합한 학습 전략과 방법을 체화하여 평생학습을 대비하는 것 등의 교육적 가치들은 죄다 쌈싸먹었는지 염두에도 없다. 언제 어디서든 학습 가능하게 한다는 유비쿼터스 학습도 교사 연수에나 등장하는 개념일 뿐이다.

 

온라인수업의 방식을 바꾸는 것은 단순히 행정의 절차나 방식을 바꾸는 것이 아니고 교육의 품격과 미래를 바꾸는 것이다. 

줌과 같은 실시간 대면 쌍방향 수업을 평소의 학급 시간표에 맞춰 진행하는 것이 과연 학생의 관리와 수업 참여에 본질적으로 도움이 될까?

이 방식을 운영중인 학교들 대부분에서 정해진 수업시간마다 학생들을 수업에 참여시키느라 학부모는 물론 교과교사와 담임교사들이 뼈골이 녹고 있다. 

학생들은 6-7차시 동안 꼼짝 못하고 컴퓨터, 심지어 작은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어야 한다. 눈이 아파 우는 아이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국내외 영상들이 많이 돌고 있기도 하다. 코로나19의 위기보다 더 무서운 시력 저하의 위기에 모든 학생들이 직면해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해가 안되도 멈출 수도, 천천히 볼 수도, 다시 볼 수도 없다. 질문을 하려고 해도 어느 새 지나가 버렸거나 끊김과 딜레이로 쉽지 않다. 교사는 교사대로 현실적인 줌의 여러 한계들(끊김, 딜레이, 수업 내용을 원하는대로 볼 수 없거나 학생과 의사소통이 자연스럽지 못함 등)로 인해 토론, 모둠활동, 협업 등의 교육적 가치가 있고 학습 효과가 높은 활동과 과업에서 장애에 봉착하게 되고, 결국 학생들의 마이크, 나아가 화면까지 끄고 일방적인 강의 중심으로 진행하게 된다.

컨텐츠와 과업 중심의 수업 운영에서 실시간쌍방향수업으로 바꾸는 것은 이와 같이 작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훨씬 더 많은 문제를 감수해야 하는 매우 불합리한 방안이라 생각한다. 

 

오프라인 교실수업과 같이 모든 온라인수업도 저마다 일장일단이 있다.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에서 어떤 것이 더 맞는지를 엄밀히 따져 선택하고 부족한 부분은 절충적으로 보완하는 것이 최선이다. 사실 올해 초 온라인교육이 전면화할 때 이에 대한 합의가 있었고 교육과정을 최대한 여유롭게 운영하면서 수업의 내용과 질을 확보하자는 것이 초점이었다. 그래서 핵심 내용 위주로 교과서를 재구성하고 학교별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을 부여하여 학년별 공통 시간표를 운영하며 교사들이 새로운 수업도구에 익히고 온라인수업 컨텐츠 제작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하였다. 그렇게 해서 세계 유래 없는 온라인수업 전면화를 큰 무리 없이 이루어내었다.

방역 상황이 수시로 변하면서 온라인수업와 오프라인수업의 비중이 요동치게 되어 교사의 부담은 유래없이 더욱 과중되고 있다. 방역 업무는 물론 온라인수업과 오프라인수업을 동시에 준비해야 하는 사상 초유의 교육지옥 상태에 있는 것이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교사의 부담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방향으로 2학기 온라인수업 플랫폼 변경 등이 일부 교육관료나 교장 등에 의해 무분별하게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방향은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는 것이 아닌 교육 퇴행을 고착화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그런 이들은 온라인수업에서 학년별 시간표를 운영하면 남는 시간에 뭘 하냐고 한다. 수업을 하지 않는 교육관계자나 학부모들이 현재의 학교 상황을 전혀 모르고 하는 소리다. 만약 본인들이 현재의 코로나19 학교 상황에서 방역과 온라인수업과 오프라인수업을 병행하는 경험을 해 본다면 그런 말은 할 수가 없을 것이다. 업무 과중에 시달리는 교사들은 학교 근무시간으로 부족해 노트북과 태블릿을 집으로 가져가 퇴근 후에도 계속 수업 컨텐츠를 제작하며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 상태가 계속되거나 실시간쌍방향대면수업에 대한 요구로 더 심해지면 결국 수업의 질이 떨어지고 시간을 떼우는 식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책임은 교사가 아니라 개별 교사의 의견을 묻지 않고 학부모들의 비전문적 의견을 수용하기 위해 온라인수업의 틀을 급격히 바꾼 관리자와 교육관료에게 있음은 자명하다. 온라인수업을 성공시킨 후 이제 겨우 몇 달이 지났을 뿐이다. 그리고 상황은 여전히 요동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성급하게 학교 온라인수업 방식을 바꾸라고 닥달할 것이 아니라, 이런저런 합리적이고 교육적인 보완방안들을 찾아 보완하며 적어도 올해까지는 더 실행해보고 1년간의 데이터를 모아 분석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사실 우리 교육의 근본적 문제는 급별, 학년별 성취기준이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성취기준에 도달하지 못해도 때가 되면 진급한다는 것이다. 교사가 아무리 배움이 느린 학생을 대상으로 지도를 해도 진급을 위한 학습 동기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겉도는 학생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고, 이번 온라인수업에서 정점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수업 불참이나 학력 격차 문제를 온라인수업의 한 현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우리 교육의 본질을 파악하는 관점에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개별 수업에서 그저 학생들이 동영상이나 교사의 화상강의를 보도록 어떻게 강제할지에 대해 고민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개별수업의 최소 학습목표를 도달하게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보완의 초점이 되어야 한다. 활동과 과업을 통해 창의력과 문제해결력을 키우는 것을 포기하며 영혼 없이 강제로 화면 앞에 앉혀놓고 주구장창 일방적 강의를 들으며 몸과 마음의 건강을 해치게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속도와 방향으로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학습에 대한 흥미와 동기를 기반으로 스스로 참여하는 다양한 학습 활동을 통해 최소한의 학습 목표 도달을 넘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몇 가지 보완 방안을 제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 온라인수업에 대한 교사의 부담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유연하고 최소화한 교육과정과 학교 업무 운영.

- 개별 교사의 수업권과 평가권이 온라인수업에서 잘 지켜져 의욕적으로 수업에 임할 수 있도록 해야 함.

- 수업 방식 : 현재의 시스템을 2학기에도 그대로 유지하되, 수업참여와 피드백을 높이는 방향으로 보완 운영.

- 출결 관리 : 어차피 수업 참여 여부는 온라인에서 제대로 확인할 수 없고 퀴즈나 구글설문 등의 형성평가 결과도 온라인 수행평가처럼 본인이 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출결에 반영할 수 없음. 출결은 유연하게 처리.

 

- 학생 수업 참여 관리, 참가율 확인 : 온라인수업 내용을 토대로 핵심 내용을 자동채점이 되는 퀴즈로 구성한 형성평가(구글설문, 퀴지즈 등)를 매 차시 실시하여 기준(예: 60%) 이하나 미응시 학생을 누적하여 일정 기간 집계 후 특별 보충 수업(온라인 혹은 오프라인(등교 중 방과후)) 이수 의무화.

* 위 내용을 학생에게 공지하고 수업한 결과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10배의 응답률을 보임.

* 수업 참여와 학습 목표 도달을 통한 온라인수업 학력격차 해소에 긍정적 결과를 나타냄.


- 피드백 : 실시간 채팅방, 줌, 실시간 댓글 등의 기능을 활용하여 실시간 피드백을 강화하고, 교과별로 희망교사에 한해 구글클래스룸이나 시소 등의 개인화 수업 관리 앱을 통해 1:1 피드백 시스템을 구축하여 활용.

* 교과별 예산을 책정하여 개별 지원이 필요한 어려운 아이들에게 격려 차원의 간식 배달 서비스 등을 학교 차원에서 운영.

* 학력이 떨어지거나 가정 내 관리가 안되는 아이들의 격려를 위해 1교사 5명 이내의 멘토-멘티 연결과 주기적 유선 통화 및 간식 배달 등이 가능하도록 학교 지원 시스템 가동

* 온라인수업 출석률, 퀴즈 응답률과 정답률, 온라인수업 참여 활동 등을 교과교사들이 평가하여 매달 우수 학급을 학년별로 2학급씩 선정하여 온라인 파티 간식 배달.

 


5 Comments
정사열 08.28 12:41  
선생님들의 학교에서는 어떤 보완들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댓글 좀 달아주세요~
최종우 08.28 12:58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제가 근무하는 학교는
1학기에 EBS온라인클래스를 했고,
2학기엔 ZOOM으로 실시간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정사열 08.28 20:15  
1학기 때는 온클 오류 때문에 엄청 고통스러웠을 것 같은데, 2학기에는 또 줌 수업에 적응해야겠네요... 입시에 목메다는 분위기의 학교일수록 관리자가 더욱 심하게 강요하는 것 같아요. 좀 힘들겠지만 줌을 활용해서 교육의 본질을 담아낸 수업 사례를 많이 만드시길 바랍니다.
bubblyET 08.29 23:01  
저는 1학기 때 막간? 퀴즈를  수업 끝에 과제로 내서ㅡ예컨대, 선생님이 발음이 계속 꼬였던 영어단어는?처럼 학업성취도에 관계없이 성실하게 들은 학생이라면 답할 수 있는-  생기부에 교과세특에 써 준다고 하기도 했었습니다. 재미있어하더라구요
정사열 08.29 23:34  
영어교과 수업내용 뿐만 아니라 성실하게 공부한 경우만 응답할 수 있는 이런 방식의 돌발 퀴즈 형의 문제도 재미있고 동기가 될 수 있겠네요. 좋은 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