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사용의 현실적인 문제와 대책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정사열의 영어 테크 라이프

줌 사용의 현실적인 문제와 대책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정사열 13 942 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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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와 교육청에서 학부모들의 학생 관리 요구와 학생 수업 참여 및 학력격차 심화 문제 때문에 실시간 대면 쌍방향 수업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학생의 개성과 특성이 다르듯이 교사도 저마다 특성이 다르며, 온라인수업의 방법 또한 만병통치약은 없습니다. 어떤 플랫폼이 현재 사용중인 플랫폼의 몇몇 문제를 보완할 수 있다고 해서 모든 학교, 모든 교사에게 그 플랫폼을 통일적으로 적용하도록 강제한다면 해결되는 문제보다 더 많은 문제들이 새롭게 나타나게 마련입니다. 그럴 때마다 또 바꾸고 또 바꾸기를 반복할 수는 없지요. 

 

개인적으로 교실수업이건 온라인수업이건 우리 학생들은 다양한 교사로부터 다양한 방식의 수업을 경험하며 활동 참여와 과업수행 및 협업을 통해 미래 핵심 역량을 키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위기 상황에서 다양한 특성과 수준 및 가정 환경을 가진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한 공교육에서 줌을 플랫폼으로까지 활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급변하는 상황에서 다기한 업무와 수업시수 등에 시달리는 교사들의 조건을 감안하고, 아직은 여러 제약이 많은 줌의 한계들을 생각해 보면, 필시 일방적 강의 중심의 수업으로 전락하기 쉽거든요.

 

줌을 전면적인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경우건, 일부 필요한 경우만 활용하는 경우건, 현재 전 세계 온라인수업에서 줌은 전성시대를 구가하고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그만큼 편리하고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다 기존 오프라인수업을 자연스럽게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이러한 줌의 활용에 대해 현재 표면화한 문제들에 대해 살펴보고 그에 대한 대책들을 생각나는대로 정리해 봅니다.

 

1. 교사와 학생의 개인정보(초상권, 가정환경 등) 보호

졸업앨범에 교사나 학생의 사진이 들어가는 것조차 반드시 개인정보수집활용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이 법적 절차로 자리잡은 상황입니다. 줌의 경우 정선조차 되지 않은 교사 및 학생의 실시간 화상이 장시간 노출되는 것이니만큼 이에 대한 심각한 논의와 사전 조치가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국내외에서 온라인 줌 수업 중 교사의 얼굴 움직임이나 말 버릇이나 실수 등을 켑쳐하여 희화화하여 온라인에 올려서 문제가 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아이들의 경우에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나 얼굴, 자신의 방이나 집 모습, 자신의 어눌한 말투나 행동 등이 언제든 다른 학생들에게 녹화되어 놀림이나 따돌림의 재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한편 학년 초에 문제가 심각했던 줌의 보안문제는 아직도 말끔하게 해결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른 화상회의 도구에 비해 편리하고 손쉬운 접속과 다양한 기능은 보안 부분을 상당히 양보해서 가능한 것이기도 할 겁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다음과 같은 것을 고려해보면 좋을 것입니다. 

- 교사나 학생이 얼굴 대신 캐릭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

- 출결 응답 외에 TTS 음성이나 변조음을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

- 비디오와 마이크를 끈 상태로 참가 허용

- 초상권 보호, 온라인 학교폭력 등에 대한 주기적 교육

- 줌을 꼭 활용해야할 경우 외에는 가급적 다른 수업 도구를 다양하게 활용

- 구글클래스룸이나 팀즈 등의 플랫폼을 사용중인 학교는 구글미트나 팀즈의 모임 등 플랫폼과 연동된 쌍방향 대면 수업 도구 활용

 

2. 시력 저하와 극도의 피로감

줌으로 전체 수업을 운영하는 학교의 경우 학생들은 하루 6~8차시의 수업을 컴퓨터나 심지어 작은 스마트폰 화면으로 시청해야 합니다. 교사가 대면 확인을 하고 있으므로 잠시도 떠나거나 딴짓을 할 수 없고, 잠시 멈추거나 되돌리기를 하여 다시 볼 수도 없이 계속 집중해야 하지요. 모든 아이들의 시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는 보고가 있고, 눈이 침침하고 괴로워서 울기까지 하는 영상들이 돌기도 합니다. 모두 앞을 보고 있는 교실과 달리 모든 학생들은 교사와 다른 학생들을 마주보고 있는 상황이라 긴장과 피로도가 높습니다. 

 

학생들의 시력 보호와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위해 아래와 같은 대책을 세워보는 것도 좋겠지요.

- 한 차시 구성을 줌 수업 일방으로 진행하지 않기

- 줌 강의나 학생들이 돌아가며 줌으로 발표하는 시간 줄이기

- 컨텐츠를 활용한 자기주도학습시간, 모둠활동 협업 시간, 개별적인 오프라인 쓰기나 작품 만들기 시간 등으로 줌 화면을 떠날 수 있는 시간을 다채롭게 구성

- 줌 수업 중 눈운동, 체조나 휴식 시간 갖기

 

3. 강의 일변도의 일방적 주입식 수업

학급별 시간표를 운영해야 하므로 방역과 온오프라인수업 준비, 기타 학교 업무 등의 시간이 부족하게 될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매 차시 내실있는 수업 자료 준비가 어려워지고 결국 부실한 일방적 강의 중심 수업으로 운영되기 십상이지요. 우리교육의 가장 큰 문제가 교육과정에 명시된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는 교육을 실행하지 못하고 오로지 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이 만연하다는 것인데요, 코로나19로 어렵게 맞은 혁신의 기회가 다시 줌 일변도의 통일적 적용을 통해 무산될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교육의 혁신을 선도해야 할 민주정부와 진보교육감들의 교육기관에서 이런 일들이 서슴없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교육의 정상화와 본질 회복은 교사의 사명이자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학교 내외의 제도와도 싸워야 하지만 주입식 강의 중심의 수업으로 회귀하려는 교사 자신과의 싸움도 지난해야 합니다. 스스로를 강제하며 항상 수업의 혁신을 추구하는 방향의 구체적인 실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 줌에서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자신만의 활동과 과업 목록 만들기

- 강의보다는 학생과의 소통과 학생 활동을 위주로 수업을 실천하며 체화하려는 의식적 노력

- 교사-학생, 학생-학생 상호작용을 최대한 폭넓게 할 수 있도록 계획

- 내용의 전달과 활동 및 과업 시간의 균형 있는 배분

- 학생이 스스로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주체적으로 참여하며 수업의 책임을 분담하는 방안 마련

 

4. 학생의 여건과 수준, 특성을 고려하지 못하는 수업

줌 수업의 특성상 학생의 수준과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자료를 동시에 제시하기 어렵고, 교사가 한 가지 과정으로 단선적 수업을 진행하게 됩니다. 줌과 같은 화상회의 방식을 꺼려하는 학생들이나, 교사의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 등은 이러한 수업에서 결정적인 피해롤 누적하게 됩니다. 수업 참여의 적극성이나 학업 성취도의 차이도 점점 벌어지겠지요. 실시간 대면 강의는 한번 지나면 없어지는 휘발성이라 학생이 이해가 안될 경우 잠시 멈추고 생각하거나 참고 정보를 찾아볼 시간, 되돌리기하여 다시 볼 시간 등을 가질 수도 없습니다. 물론 추후 복습할 수도 없지요. 자기주도학습 능력은 물론 학습 동기와 흥미도 갈수록 떨어지게 됩니다.

 

쌍방향 대면수업은 본질적으로 한 가지 방식과 진행을 모든 학생에게 통일적으로 적용하는 것이므로 다음과 같은 보완 방안들을 반드시 병행하여 활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 줌 수업 시청을 포함한 다양한 옵션의 제시(예: 수업 내용을 줌, 온라인탑재 영상, PPT, 참고사이트, 학습지 등으로 다양하게 제시)

- 줌 수업 내용을 녹화하여 온라인에 탑재하고 희망 학생들이 자신의 속도로 복습할 수 있도록 지원

- 학생의 특성과 희망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복수의 활동, 과업이나 과제물의 다양한 제작 방법 허용

- 단순히 화상수업의 참여 여부보다는 학생의 차시 학습 목표 달성 여부에 초점을 두고, 이를 위한 다양한 내용 제시, 수업 과정, 형성평가 방안 등을 마련


5. 인기 학원 강사와 비교하며 공교육에 대한 부정적 시각 고착화

학원이나 인강 인기 강사들은 입시를 준비하기 위한 정선된 내용의 강의에 특화된 사람들입니다. 특히 이러한 강의 중심의 일방수업을 원하고 또 그것에 잘 적응한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하지요. 반면에 공교육의 교사는 수준과 특성과 선호가 제각각인 모든 학생들의 교육을 책임지며, 입시 대비 내용 전달보다는 학생의 전인적 인격 형성을 위한 활동, 과업, 협업 등에 방점을 두며 학생의 종합적인 역량을 키우는 데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하지요. 

힘든 조건에서 줌 수업이 일상화하면 강의 중심 수업이 되기 쉽고, 수업이 점점 재미 없거나 핵심을 겉돌 수 있습니다. 교사에 따라 말투가 자연스럽고 부드럽지 못하거나 유머러스하고 활발한 강의보다는 교과의 틀에 맞는 세심한 수업 내용 전달을 위주로 하는 경우도 있겠지요. 공교육과 사교육의 의미나 조건을 구분하지 못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은 학원이나 인터넷강의의 인기강사와 교사를 비교하게 되고 불신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그 책임은 항상 그렇듯이 시스템이나 제도의 문제가 아닌 교사 개인의 책임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이런 부분에 대한 면밀한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무능한 교사로 낙인찍히거나 심한 경우 줌 수업을 일부 캡쳐하여 희화화한 동영상이 돌아다닐 수도 있습니다.

- 차시별 수업 목표와 수업 과정 및 개별 활동의 의의를 학생들에게 이해시키는 시간 및 절차의 확보하고, 학교교육의 본질적 목표에 대해 학부모와 공유하기

- 진정한 교육의 의미와 학생의 미래 핵심역량을 키우는 활동과 과업 중심의 공교육, 실제 주입식 사교육의 교육 효과 등에 대해 학부모 학생과 의미 및 데이터를 적극 공유

- 강의 중심의 수업보다는 활동과 과업, 다양한 자료 제시 중심의 수업을 통해 학생의 자기주도학습능력을 키우는 방식의 줌 수업 계획 및 실천

- 자신만의 수업의 틀을 만들어 실천하고 지속적으로 보강하며 주변 교사와 협의하여 개선

 

6. 의존성을 높이고 주체적 인격체로 성장 방해

인간은 위기를 통해서 그리고 자기 결정권이 주어질 때 성장의 계기를 갖습니다. 사실 그러한 계기를 가장 많이 가진 세대가 바로 현재 5,60대일 것입니다. 반면에 요즘 우리 학생들이 점점 어려진다는 얘기도 많이 하지요. 입시 준비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상황에서 부모들은 학생의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하고 통제하며 학교에도 더 많은 관리를 요구하고 있지요. 다른 교육선진국과 달리 방과후 활동, 봉사활동, 안전, 돌봄 등이 학교에 연이어 들어오고 교사의 책임이 됩니다. 학생들의 자기 결정권은 갈수록 좁아지고 의존성도 높아지겠지요. 

학부모들의 온라인수업에 대한 요구 중 가장 중요한 부분도 학생의 수업 참여 관리가 되고 있습니다만, 교사들은 전에 없던 수업 참여 독려 업무에 마지막 남은 힘을 소진하고 있고, 학생들은 스스로 참여하기보다는 교사의 여러 단계에 걸친 관리에 점점 의존성을 높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코로나 상황의 온라인수업은 학생이 학습 결정권을 실천하며 자기주도학습을 체화할 기회라고 보았습니다. 많은 교사들이 그렇듯 위기를 기회로 보고, 학생의 자기주도학습 역량 등 미래 핵심역량을 키울 수 있는 방안들을 모아 실천하기도 하고 다른 교사들과 성과가 있는 사례들을 공유하기도 하고 있지요. 

줌의 통일적 적용 강제는 이러한 흐름을 일정하게 되돌리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줌을 어쩔 수 없이 사용하더라도 이에 대한 대책은 항상 고민해야겠지요.

- 학생을 수업의 주체로 자리매김하고, 내용, 방법, 결과물의 선택 보장을 통해 수업의 책임을 분담하려고 노력

- 교사 일방의 줌 수업보다는 학생의 발표를 정례화하는 참여 시스템 마련

- 지나친 칭찬이나 무조건적인 배려보다는 의무와 권리를 규정한 줌 수업의 규칙을 학생과 함께 마련하고 실천하기

 

7. 학생의 수업 출석관리에 대한 교사 업무 부담

줌을 플랫폼으로 활용하여 수업하는 학교의 경우 많은 교사들이 모든 학생들을 제 시간에 수업에 참여하도록 하는데 너무 많은 힘을 소진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가운데 누차 통화를 시도하여 겨우 연락이 된 경우에도 교사가 알아서 참여시켜야지 왜 학부모에게 이런 사소한 일로 자꾸 귀찮게 하냐는 항의를 받기 일쑤입니다. 한 반에 몇 명은 아무리 얘기해도 반복적으로 시간을 준수하지 않거나 불출석하는 경우가 꼭 있기 마련이어서 이에 대한 후속 대책이 또한 큰 부담입니다. 하드웨어의 일시적 고장, 인터넷이나 스마트기기를 불비한 가정 환경, 부모의 세심한 관리를 받지 못한 경우 등 학생의 책임이나 나태함과는 다른 원인인 경우도 많습니다. 

 

학교나 학급의 분위기, 또는 학년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은 오프라인수업에서 보이는 모습과 동일합니다. 내가 맡은 학급이 큰 문제가 없어도 다른 많은 학급에서는 이런 문제가 여전히 현실입니다. 학교 차원에서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 원칙을 가지고 적용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 엄격한 시간 적용 및 출결의 원칙적 적용을 통해 학생 스스로 시간을 관리하며 제 때 참가하도록 유도

- 개별 교사(학급담임이나 교과교사)의 개별 학생에 대한 유선 전화 통화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배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 교사 부담 줄이기

- 수업 참가 독려 단계, 연락 방식의 통일적 적용(예: 문자, 카톡 등으로 연락)

- 제 시간에 안들어 오는 학생 누적 기록 등 참여 독려 및 사후 관리 원칙(예: 누적 결과를 활용하여 보충 수업을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으로 추가 이수 의무화)을 마련하여 적용

- 가정 내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학생들에 대한 학교 차원의 지원 시스템 마련 및 가동(교사-학생, 학생-학생 멘토-멘티 시스템 마련, 가정 방문 계획 수립, 기기 지원 등)

 

위와 같은 모든 문제들에 대해 수많은 대책을 마련하는 것 또한 새로운 부담입니다.

다만 어떤 학생들에게는 치명적인 피해가 갈 수 있다는 것도 현실이니 항상 문제에 유의해서 가능한 대책을 조금씩이나마 강구하며 실천하는 것이 그와 같은 예측하지 못한 심각한 피해를 최소하는 방안일 것입니다.

 

모든 통일이 효율적인 것은 아닙니다. 바나나가 오늘날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한 것은 맛 좋고 생산성이 높은 한 종만을 재배하기 때문입니다.

오프라인에서 입시 위주 주입식 교육으로 통일되다시피 한 우리 교육이 이 미친 방식을 온라인수업에서 줌을 통해 그대로 답습해 가는 것 같아서 상당히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종을 획기적으로 다변화해서 우리교육을 살릴 수 있는 기회인데 말입니다.

 

13 Comments
커피홀릭 08.30 01:12  
여러 대안들 감사합니다. 공감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학교는 4월 초 줌 연수를 했지만 선생님들이 관심은 커녕 거부감이 심했고 공식플랫폼이 EBS 온라인 클래스로 정해지면서 모두 단방향 콘텐츠 수업을 하시는 중에 전 전영모 톡방에서 힘을 얻어 홀로 줌 수업을 섞어서 했습니다. 그러면서 줌수업의 단점도 알게되었고 수업 유형별로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거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쌍방향 전면 실시 지침이 내려왔을 때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교사의 자율권을 침해할하는 것도 기분나빴고요.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학생들이 단순한 온라인클래스 패턴에 젖어 점점 게을러지고 부모와 갈등이 생기는 점, 학생에게 질질 끌려다니는 출결처리로 서로 씨름하며 스트레스 받는 것, ebs강의만 100프로 끌어다 놓고 편히 교직생활하시는 분들을 보며 느껴지는 불공정함 등등으로 쌍방향 수업의 정책적 추진이 반갑기도 했습니다.
정사열 08.30 01:23  
아직 글을 쓰는 중에 삭제될까봐 일단 중간 저장을 한 것인데 답글을 다셨군요. 줌은 플랫폼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한 요소도 많고 필수적인 기능도 부족합니다. 단순히 학생이 학교수업처럼 시간표에 맞게 자리에 앉아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두고 정책적으로 강제되고 있어서 부작용이 더 많은 것 같네요. 항상 열심히 하는 이들은 열심히 하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어떤 정책을 펼쳐도 그대로입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에 대한 대책으로 자꾸 플햇폼이나 수업방법을 통일적으로 적용하게 하면서 결국은 열심히 하는 사람들의 부담을 높이거나 반대로 의욕을 떨어뜨리고 맙니다. 불성실한 사람들에 대해서 교육청이나 관리자들이 콕 찝어 개선을 요구하지도 못합니다. 자꾸 열심히 하는 사람들에게 연대책임을 지도록 해서 부담만 늘리지요. 그런 연대책임과 통일 때문에 교육의 본질과 반대되는 퇴행이 반복되는 것 같아서 참 안타깝습니다.
커피홀릭 08.30 01:25  
제가 근무하는 학교는 체계적인 교육공동체가 아니라 줌 수업을 시작하는 개학전날까지 아무 대책이 없어 선생님들이 상당히 불안해하셨는데요, 막상 닥치니 다들 잘해내시고 생각보다 할만하다고 하셔서 감동스러웠습니다. 뭐든 그래도 맘먹으면 잘해내는 능력자들 집단인데, 받쳐주지 않는 시스템이 야속했습니다.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무조건 비디오 켜고 등교기준으로 출결체크를 하니 학생들도 바짝 긴장하고 잘 참여합니다. 전 원칙에 입각한 출결처리로 학생들에게 어느정도 학습에 대한 책임을 지워야 한다고 믿는 입장이어서 지금의 변화가 반갑습니다.

플랫폼을 강제로 바꾸고 변화에 또 적응하는 것 힘들지요. 하지만 변화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강의 촬영과 콜센터 직원이 본업인 선생님들을 보는 것 보다 서로 얼굴 볼 시간은 확 줄었지만 각바 바쁘게 교실에 들어가 모두가 공정하게 수업을 하는 2학기가 저는 더 기대되고 힘이 납니다.

이제 선생님들이 이 수업 방식에 적응하시면 학생들의 피로감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활동 중심 수업을 공유하고 개선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시력저하를 줄이기 위해 접속은 해 있지만 화면을 내내 보지 않고 할 수 있는 활동을 집단지성을 발휘해 고안하고 적용하면 좀 나아지지 않을 까 싶습니다.
커피홀릭 08.30 01:30  
화면에 얼굴이 노출되는 문제는 저도 걱정이 되서 1학기 때 자율에 맡겼지만, 2학기엔 학교 정책에 힘입어 전면 비디오 on으로 수업하고 있습니다. 정말 혼자 둬도 열심히 하는 학생들은 비디오를 꺼도 열심히 합니다만, 극히 적은 수입니다. 선생님의 모니터링이 없으면 학습태도가 흐트러지는 자기주도학습능력이 떨어지는 자녀를 둔 부모들이 민원넣어 이루어낸 쌍방향 수업이기 때문에 효과를 위해선 어느정도의 강제성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고민의 여지는 여전히 있습니다. 스냅카메라 등의 캐릭터 활용도 좋고요. 전  순진한 중1이라 열심히 사이버 윤리교육 시키며 아직까지는 문제 없이 진행해오김 했습니다.

좋은 의견 서로 계속 나눴음 좋겠습니다.
정사열 08.30 10:28  
학습목표 도달 여부로만 초점을 두어 보면, 줌 수업에 참여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영혼 없이 앉아 있는 경우가 더 많고요, 오랜만에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기 시작하고 있는 학생들의 싹을 잘라버리기도 합니다. 지난 주에 보충수업 이수 의무화 등으로 학생들을 독려했더니 형성평가에 갑자기 대부분의 아이들이 참가해서 스스로 기준점으로 제시한 70%를 넘기 위해 반복해서 도전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줌 수업에 대한 실질적인 참여 또한 어떤 효과적인 독려 방안을 찾으면 더 높일 수 있을 겁니다. 다시 말하면 줌이냐 아니냐가 해결이 아니라는 것이고요, 줌의 강제적, 통일적 적용은 오히려 줌의 보다 다양하고 자율적이며 창의적인 활용을 방해하게 된다는 겁니다. 안 그래도 무너져 내린 교사의 자주성인데 그것을 우리 교사가 당연시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커피홀릭 08.30 11:16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영혼없이 앉아있는 아이들도 많고요(물론 그런 아이들은 교실에도 많습니다. 오히려 줌에서는 적어도 수업을 방해하는 빌런들은 거를 수 있다는 곤 장점이지요) 자기주도적인 학생들에겐 오히려 자율권을 뺏는 일인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중하위권 학생들은 통제되지 않은 환경에서 과목마다 쏟아지는 동영상 강의에 지쳐 그냥 틀어놓고 이수율만 채웠으며 결과는 학력저하와 학부모들의 분노였습니다. 일부 학생들은 그마저도 안해서 가정불화도 생깁니다.

하지만 행정가일 뿐 교육의 질에는 관심없는 관리자와 수업 자율권이 주어졌을 때 나름 창의적이고 학생을 위하는 수업연구를 하는 교사보다  EBS 강의나 유튜브링크 끌어오고 피드백도 안하는 교사들이 분위기를 주도하는 학교에서는 고스란히 피해는 학생들이 봅니다. 그래서 저는 어느정도 통일된 가이드라인을 정해서 밀어부치는 것도 이 혼란의 시기에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쌍방향 수업도 많은 선생님들이 경험해 봐야 그에 대한 문제점도 개선할 여지가 보이고 수업개선이 된다고 봅니다. 줌이 쌍방향 수업의 전부도 아니고 모두 줌을 쓰라고 한 것도 아닙니다. 제가 아쉬웠던 것은 정책적으로 실시하기 전에는 해보지도 않고 얼굴 보이는 게 싫어서, 초상권 문제가 걱정되어서 등등의 단점만 보고 덮어놓고 비판만 늘어놓으며 시도조차 하지 않는 선생님들이 학교 분위기였고, 교사도 학생도 간편한 온라인클래스의 패턴에 안일해져갔다는 것입니다.

저는 교사이면서 지금 이시기에 학부모이기도 합니다. 이런 밀어부치기는 우리 교사들이 초래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전영모 선생님들처럼 수업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선생님들이 평균이라면 학교의 온라인 수업에 대해 이렇게 까지 여론이 부정적이지도, 교사 하는일도 없는데 월급 깎으라는 무례한 발언에 동조하는 여론도 세지 않았을 것입니다.
정책을 건강하게 비판하되 항상 우리 교사 집단도 반성하고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사열 08.30 20:16  
교육에서 전가의 보도나 만병통치약이라며 들어오거나 강요된 것들이 얼마나 부질없이 교육을 해치고 교사의 의욕을 떨어뜨렸는지 너무나 자주 목격하고 경험한 바 있습니다. 특히 다른 교사들에게 대해 쉽게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코로나 상황에서 내일 당장 정년퇴임하시는 선생님조차 온라인수업의 성공을 위해 제가 진행한 연수에 열심히 참여하여 배우며 어눌한 IT 능력을 개선해보고자 몸부림치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우리가 EBS 동영상 링크만 하며 날로 먹는다 생각하는 분들도 이리저리 얘기 들어보니 자신의 여러 역량은 물론 부족한 IT 능력까지 동원하며  온라인수업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교사마다 다른 강점과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을 인정하고 그런 각각의 다른 역량들을 각자의 수업 개선에 자주적으로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심지어 EBS 온클과 EBS 동영상 활용 등은 정부에서 코로나 긴급 상황에서 온라인수업에 활용하도록 공식화한 자원입니다. IT 역량이 부족하고 어떻게 해도 단시간에 채워지지 않는 분들이 엄존하고요, 그런 분들이 공식적인 자원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 뭐라 할 일은 아닙니다. 우리학교 모든 분들은 그래도 구글설문이나 다른 자료들을 추가 제작하여 덧붙이는 등으로 나름의 흐름을 구성해서 하시더군요.
앞으로 EBS온클 등을 교육부 차원에서 더욱 보강하여 폭넓게 활용하도록 한다고 하는데요, 만약 교육청에서 갑자기 EBS 온클을 모든 학교에서 통일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고 하면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학교의 플랫폼에 익숙해서 좀 편해져서 이제 좀 슬슬 내 수업에 새로운 살을 붙여 나갈까 생각 중이었는데 갑자기 줌으로 통일하라고 하면 여러 교사에게 문제가 되는 것처럼, 줌을 플랫폼으로 열심히 배워 겨우 적응했는데 갑자기 EBS 온클로 바꾸라 한다면 아마 난리가 나겠지요.
사상 유래없이 온라인수업 전면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낸 교사들이 어떻게 해서 갑작스런 밀어부치기의 당연한 대상이 되어야 하고 또 그 책임까지 뒤집어 써야 하는지 쉽게 납득이 되지 않고요, 작금의 학력격차의 원인이나 수업 참여 문제에 대한 원인 진단이나 대책에 대해서도 저는 선생님과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갑작스런 하향식 밀어부치기를 정당화할 수는 없습니다. 이점은 생각의 차이로 치부될 성격의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아마 위에 제가 예시한 것처럼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시면 충분히 이해 가능할 것입니다. 내 생각, 내 존재가 소중한 것처럼 내가 다 알지 못하는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존재도 소중하니까요. 자유롭고 개성있는 주체들의 지난한 토론과 절차를 걸쳐 집단지성을 도출해내는 일을 쉽게 포기하고 권력을 가진 개인의 생각을 강요한 역사는 인류 파멸의 역사였습니다. 민주적 결정 뿐만 아니라 소수 또는 개인의 자유를 가능한 제약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고요. 교육에서 이런 원칙을 최대한 지켜낼 수 있는 방안이 교사별 평가이며 다변화수업입니다. 교육선진국에서는 일반적인 교육 개념이지요. 그래서 저는 남북통일 외에는 그 모든 갑작스런(개인에게) 통일을 반대합니다.
커피홀릭 08.31 00:51  
정사열 선생님^^ 저는 현상황에서 선생님과 보는 시각도 몸담고 있는 교직 환경과 문화도 다소 다르지만 이렇게 줌에 대한 생각과 문제점, 대안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신 데 대해 감사하고 상당 부분 동의합니다. 하지만 생각이 다른 부분도 있지요. 1학기때 문제가 된 한계점을 극복하는데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 저는 긍정적인 면을 보고 있고요. 쌍방향 화상수업이라는 큰 틀은 정해주되 그 안에서 얼마든지 교사들이 다양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믿기에 "통일"이라고 단정짓지 않으려합니다. 제가 근무하는 학교도 쌍방향을 정책대로 추진하되  플랫폼으로 줌으로 통일하지는 않았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일부는 줌을 안쓰도 쌍방향 피드백이 가능한 수업방법을 연구중입니다.

제가 선생님 글이 앱알림으로 뜬 즉시 댓글을 달기 시작한 것은 이런 다양한 생각의 장을 열어주신 것으로 보고 반가운 마음이 들어서였습니다. 나랏일 하는 분들의 일방적인 정책에 강한 불만이 있는 선생님들도 있고. 좀 더 작은 단위 현장에서 관리자와 스스로는 변화하려 하지 않는 교직문화에 1차적인 불만이 큰 저같은 사람도 있는게 자연스러운 것이니 다각적인 비판과 대안 나눔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지금은 선생님과 저의 좁혀지지 않는 시각차이로 마치 대치상황 같은 댓글상황에 당혹스러운 건 저만의 느낌일까요? 어쩌면 선생님의 사설칼럼과 같은 게시판을 제가 의견을 공유하는 곳으로 착각하고 실례를 범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bs를 이용하지만 알고보니 열심히 노력하는 교사들이었다는 선생님의 말씀 맞습니다. 그러나 저에게 다른 교사들에 대해 쉽게 판단하지 말라고 하신 것은 선생님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에 대한 비난으로 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온라인 수업 장기화의 기로에서 오직 ebs와 ox퀴즈만 걸어놓는 수업형태를 고집하는 분들은 날로 먹는, 노력하지 않는 교사로 쉽게 단정짓고 저는 열심히 노력하는 좋은 교사라고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교사의 자율에 맡기니 어찌할 바를 몰라 아무 시도도 안하셨던 분들이 일단 떠밀려서라도 줌 수업을 해보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고, 학생들 얼굴 보니 좋다고 하시는 걸 보니 어느정도 공동의 기준을 학교 공동체가 제시할 때 교사들도 같은 경험을 해보고 그 경험을 공유하며 장단점을 짚어보며 함께 발전할 수 있겠다는 깨우침이 있었다는 것, 그것을 여기서 공유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순간 제가 진짜 문제점은 직시하지 못하면서 동료교사를 오해하고 비난하는 미숙한 댓글러로 치부되는 것 같아 흥분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정사열 08.31 09:02  
댓글로나마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줌을 포함한 온라인수업 현실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고요, 특히 선생님과 줌과 온라인수업에 대한 생각의 차이가 상당히 좁혀져서 매우 기쁜 마음입니다. 생각의 차이를 드러내거나 다른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 꽤 부담스러운 일인데 쓰기가 불편한 댓글로 긴 의견을 일일이 달아주신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요. 다른 분들도 많은 도움을 받았을 겁니다. 많은 분들이 활발하게 저마다의 다른 의견을 맘껏 개진하고 그러면서 다른 생각과 현실 판단에 대해서 이해하고, 그러다보면 더 나은 해결책이나 수업개선방안이 저절로 나올 것입니다. 거듭 감사드려요~^^
커피홀릭 08.30 11:28  
나 혼자 열심히 해서 될일은 아니더라구요. 단위학교  관리자는 제발 학교 시설, 공문처리 절차만 신경쓰지 말고 교육공동체의 수장역할을 제대로 했으면 하고요, 교사집단은 그동안 자주성을 성숙하게 펼쳤는지를 성찰하고 함께 노력하면 줌에 갇혀있지 않은 쌍방향 수업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커피홀릭 08.30 01:35  
저는 일단 구글클래스룸을 새로이 사용해서 기능을 최대한 활용해서 줌 없는 쌍방향 실시간 수업을 섞어서 하는 것을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강승연 09.11 16:55  
오우.. 두분의 깊이있는 글과 댓글을 통한 진지한 고민 나누기를 보며 깊이 감동한 1인 입니다~ 존경합니다~ 짝짝짝
정사열 09.11 21:13  
줌이나 구글미트, 팀즈모임 등으로 화상수업을 온라인수업 내내 하는 것은 온라인 수업의 질이나 가성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학생들에게 다양한 방식을 제공하는 것이 교사가 실천할 수 있는 교육의 공정성에 해당한다고 생각하고요. 온라인수업의 한 차시 내에서, 또는 한 단원 수업기간내에 다양한 컨텐츠, 대면화상수업, 개별 피드백 소통, 협업 활동과 과업 등이 골고루 포함되고, 그 속에서 대면화상수업은 짧은 상세 첨삭지도, 대면 협업 활동, 교사의 활동이나 과업 시연, 대면 관계 형성 등에 짧게 또는 적절히 활용되면 그 활용의 효과가 훨씬 상승될 것 같습니다. 문제는 실시간 대면 쌍방향으로 학교 온라인수업 체계가 짜여지면 수업시수와 수업 준비 등의 여러 조건상 이런 다양하고 공정하며 균형 잡힌 조합의 수업 실천이 거의 불가능해질 것입니다. 어렵게 다가온 교육정상화와 본질회복의 기회가 또 이렇게 무너져내리는 듯 하여 참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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